2025-04-18 15:42•조회 53•댓글 2•sweetpea_ysy
누구나 태양을 원한다.
찬란한 것, 환한 것,
모두가 눈을 들어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런 빛을.
태양은 성공이고, 인정보고,
때론 사랑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그것을 위해 달리고,
지치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빛만을 향해 걸어가다 보면
문득, 자신이 얼마나 말라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타인의 기대에 타들어간 마음은
언제부턴가 제 모양을 잃고
빛에 태워진 채 그저 서 있다.
그럴 때, 나는 네 빗속이 생각난다.
아무도 찾지 않는 흐린 날.
조용히 내리던 비,
그 속에서 내 숨은 비로소 고요해졌었다.
축축이 젖고, 아무 성과도 없는 듯 보였지만
그곳엔 오직 나만의 시간이 흘렀다.
조급하지 않은 숨,
촉촉한 눈빛,
말하지 않아도 닿던 마음.
태양은 누군가의 꿈이지만,
비는 누군가의 안식이다.
모두가 밝음을 향해 나아갈 때
나는 너의 흐림 속으로 들어가겠다.
그 안에서만 피어나는 감정들이
분명히 존재하니까.
세상은 자꾸만 밝은 것만을 원하지만
나는 어둠 속에서,
가만히 나를 다시 껴안고 싶다.
모두가 걷는 길 끝에
찬란한 정답이 있다면,
나는 너의 우산 아래
조용한 오답으로 남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