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인연이 아니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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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8 16:19조회 57댓글 10
뒤늦게 달려온 설원 위에는,

그저 흘린 피가 아름답게 번져 있어서,
너는 이미 떠나가고 없었다.

거짓된 사랑이란 선율에도
우리는 춤을 추고
서로를 보며 환히 웃었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봄은 또 지나가고 곧이어 여름이 왔다.
무더위는 우리의 영원을 증명했다.

영원이나 사랑, 청춘.
나를 무엇이라 불러도 난 좋아.

구원해 줘, 나를.
더 이상 아파지지 않을 그때까지.

그대 손을 놓을 때쯤,

계절은 이미 겨울일 테니까.

뻔한 영원을 또 짓게 나를 괴롭히겠죠.
홀로 빗속에서 춤을 추게 될지라도,

- 그대 피 묻은 손을 다시 잡아볼게요.

- 다시 만나도 변하지 않을게요.
- 약속했잖아, 영원하기로.

누구나 영원을 약속하니,

우리도 보란 듯 약속한 영원을 이미.

영원이 뻔하듯 인연도 뻔하다.
더 이상 인연이 아닐 것이다, 당연하게도.

파문이 번지듯, 봄은 세상으로 번졌다.

따뜻한 계절이 다시 우리에게 침윤되었다.

- 혹시나 겨울이 너무 시려서 떠난 그대라도,

- 내년이면 돌아올 봄까지 그대를,
- 봄을 넘어서 뻔하지만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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