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지(紅梅紙)
“피는 꽃보다 더 붉게, 사랑은 칼날보다 더 깊게.”

제1부: 매화가 피는 날
조선 중기. 연산군의 핍박이 한창일 무렵.

장안에서 이름난 사대부가의 서녀, 은설(恩雪)은 명망 높은 가문의 안여자로 보였지만, 밤마다 검은 휘장을 뒤집어쓴 채 시신 없는 살인 현장을 조사하러 나섰다. 그녀의 이복오빠가 누명을 쓰고 참형당한 후, 세상에 없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죽은 자들의 기록"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날 밤, 은설은 매화나무 아래에서 기묘한 남자를 만난다. 눈 속에서도 검은 옷이 사라지지 않는 듯한 사내, 이름은 연우(蓮祐). 그는 좌의정의 양자이자, 감찰부를 조종하는 그림자 관직의 사내였다.

"마마는 무덤보다 피비린내가 덜한 곳을 좋아하실 줄 알았소."
"나으리께선, 사람을 보는 눈이 너무나 밝으시군요. 낮에도 그리 보이시나요?"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엇갈리는 탐색.
한밤중의 시체는 입술에 붉은 먹이 칠해져 있었다.
죽은 자는 마치 웃는 듯했고, 한지에 남겨진 것은 단 한 글자.

“춘(春)”


















(AI의 도움을 받아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