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21:54•조회 34•댓글 2•でㅔちㅣiumシ
시우는 잔뜩 열이 올라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옥상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비록 습하고 더운 바람이 불었지만, 음악을 할 때 아이는 막혔던 숨이 트였다. 음악은 그의 오랜 친구였고, 연인이었으며, 가족이었다. 위태롭고 고독한 생활에서, 음악은 아이의 집이 돼주었다.
수련은 매일과 같이 옥상으로 올라가던 계단에서, 간지러운 기타소리와 고요한 목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었다. 벽에 기대어 듣던 울림이 멈췄다. 문이 열리는 마찰음이 들렸다.
- " 아-. "
시우는 짧은 감탄음을 내뱉었다. 곧 아이의 얼굴은 새빨개졌다. 귀까지 달아올랐고 고개를 숙인 시우는 얼굴을 들 엄두조차 내지 않았다. 수련은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말을 꺼냈다.
- " ...미안, 그냥 들려서 듣다보니까... "
- " 아니야.. 괜찮아. "
기어들어 가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우의 음악은 늘 고독했다.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그 노래는, 오직 아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외로운 언어와 함께 세계에 발을 디뎠다. 초라할 만큼 작은 세계였지만 아이에게는 그마저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때였다. 아마 그 음악은 머지않아 더욱 피어날 것이다. 수련만이 알고 있던 고요한 목소리가 싹을 틔울 것이다. 그 싹의 밑거름은 외로움과 아픔, 시린 겨울로 채워졌다.
어머니의 병세로 무거워진 집안은 아이에게 짐처럼 얹혀 있었다. 그런 집에서 꿈을 노래한다는 건, 때때로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고난을 이겨내고 피워낸 싹은 더욱 푸르고 단단할 것이다. 불확실했던 미래는 가까워질수록 윤곽을 드러낸다. 시린 겨울 끝에, 따스한 봄날이 찾아올 것이다. 햇살은 마침내 옥상 가득히 내려앉을 준비를 하고 있다.
- ".. 노래 더 들려줄 수 있어? "
수련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분명했다. 그 말 한마디가, 시우가 자신의 노래를 세상에 들려줄 용기를 갖게 된 첫 이유였으며 가장 큰 용기를 줬다. 아직은 서툴고 작지만, 시우의 음악은 그렇게 누군가의 마음으로 뻗어가기 시작했다.
------------------------------------------------------------------------
피드백..이란 걸 받아봤습니다. 좀 괜찮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