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봄이라면 차라리 날 죽여줘 #02
설정2025-03-29 21:50•조회 62•댓글 6•hxn
우리의 여름은 반환점이었다.
더워진 날씨에 우리는
자주 싸우고 자주 무심했다.
마라톤을 할 때 가장 숨이 차고
이만하면 그만둘까 하는,
무책임한 마음이 찾아들기 쉬웠다.
- 또 뭐가 문제야.
- 너 너무 변했어. 원래 안 이랬잖아.
- 넌 내가 참아주고 있었다는 걸 ..
- 하 그만하자.
너를 잃을까 두려웠던 봄은
그저 무책임한 너를 낳을 뿐이었다.
누가 더 이기적인지 경쟁하듯,
누가 더 봐주고 있었는지 증명하듯,
더이상 우리도
이걸 사랑이라 느끼지 않았다.
우리는 처음부터 달랐다.
질긴 나뭇잎같은 나와,
유약한 꽃잎같은 너.
고요한 호수같은 나와,
끝없이 몰아치는 바다같은 너.
나는 항상 현실을 보고 있었고
너는 너와의 미래를 보고 있었다.
나의 영원한 청춘을
아픈 사랑으로 바꾼 너를
나는, 증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계절이 한두번 더 지났다.
가을, 그리고 겨울.
다시 봄이 왔을 때,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 이별했다.
나의 가슴에는 긁한 상처만 남았다.
그런데 너는 이제와서 말하고 있다.
변했다.
내가 너에게 수백번은 했던 말.
너가 다시 돌아와서,
이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그렇게 나에게 전한다.
♫ BTS - Love Ma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