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떠난 후 조용해진

설정
2025-05-28 21:08조회 66댓글 2☎️
눈앞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그렇게 너는 떠났다.

그리고, 세상은 조용해졌다.

누군가에겐 따뜻한 거리가
나에겐 날카로운 바람이었다.
모든 색이 흐려지고
모든 장면이 조용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길을 걸을 뿐이었다.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은
그저 차가운 무표정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 자연스레 흘러갔다.
그저 모든 게 조용해졌을 뿐이다.

가끔은 너를 마주칠 것 같아서
지나가는 사람 속 네가 보일 것 같아서
네가 나를 계속 보고 있을 것 같아서
가끔은 고개를 들어본다.
물론, 너는 없다.

기억은 흐릿해지지 않고
계절도 흐릿해지지 않는다.
그냥 익숙해진 것뿐이다.
늘 그렇듯, 너를 기다리면서 산다.

이제, 그뿐이다.

#☎️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