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다가온 봄은 데이지꽃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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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6 08:06조회 98댓글 13hxn
- 너는 데이지꽃 같은 사람이었어.

마냥 밝은 세상을 노래하고,
사라지지 않는 감정을 사랑했잖아.

그래, 너는 내가 오래 기다린

나의 봄이야.

봄인 너를 만난 건 아린 가을이고,

나의 봄이었던 널 잃은 건
무지하게 뜨거운 여름이었으니.

겨울이 닥치는 와중에도

나는 너 때문에 살았어.


#02 두번 다신 사랑 못 해 난


나는 나의 첫 봄을 어리던 때 만났어.

솔이는, 나의 첫 봄이니까.

너와 함께한 사계절은
모두 다 아름다운 계절이었어.

영원을 약속한 친구였잖아, 우리.

나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했어.

나의 유일한 봄인 너를
뜨거운 여름이 삼켜버렸어.

- ··· 사망하셨습니다.

너는 그 바위에서 추락했고
그 자리에서 나는 봄을 잃었다.

- 그날, 계곡만 안 갔더라도 ···.

네 사람들의 원망을 들어야 했어.

나는, 지켜줄 사람이 없었고
털어놓을 사람도 없었다.

더이상 나는 사랑할 사람이 없다.

아니, 사랑 할 수 없다.

나에게 네가 나타난 건,
구원일까 ···.

아니면 업보일까.

내가 갈망하던 너와의 여름은
시작과 동시에 끝나버렸고,

너를 잃어버려 놓고 떠나려 한 나에게
더 아파하라고 다가온 봄일까.

이 구원을 잡는다면 난,

행복을 바랄 수 있을까?

너가 솔이처럼 다시 지워진다 해도
나의 삶은 이미,

네가 되었다.

천천히, 너에게 사랑에 빠지고 있으니까.

- 기다리길 잘한건가.

- 네?

- 나도 3학년이야, 바보야.

봄눈이 다가오고 있다.


_ 봄이 그대를 삼키길, 영원히.

/hx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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