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을 바라며 그리고 영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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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6 22:15조회 69댓글 5hxn
뜨거운 열기에 너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다.
여름의 열기에 익을걸까.

순간 하늘에서 차가운 물방울이 직선을 그으며 떨어진다.

이 열기를 식히겠다는 듯 그렇게 하염없이 내린다.
하지만 너의 얼굴은 아직 붉다.

애써 기대하지 않으려 머릿속을 차갑게 만들어 보지만
뛰는 심장까진 막을 수 없다.

갑작스러운 비에 사람들이
가방을 머리 위로 쓴 채, 모자를 눌러 쓴 채,

각자의 방향으로 달려 나가기 바쁘다.

그 사이에 우리만 그대로 멈춰 서 있다.

주변 사람들이 흐릿하게 보이고
너의 붉은 얼굴과 귀만 내 눈에 들어온다.

내 얼굴도 너의 얼굴처럼 붉은걸까?
하염없이 너도 나의 눈만 바라보고 있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무언가 말을 했다.

다급히 튀어나온 말이라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너의 얼굴만 기억이 난다.

조금 전보다 더 빨개진 너의 얼굴과 귀,
그리고 어쩔 줄 모르며 흔들리는 너의 눈동자.

그리고 이후 남긴 너의 말도 흐릿하게 들렸다.

"너도"라고 했던가, 아니면 "나도"라고 했던가.
그것이 너의 대답이었던가.

확실한 건 그 시린 비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입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_ 다가올 당신의 여름이 유난히 시원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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