流海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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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5 12:55조회 96댓글 2Ooㄴーろㅏl
사람의 가죽을 뒤집어쓴 해파리가 도시 근처를 둘러봅니다.
가방 메고 등교하는 아이, 서류 가방을 들고 시계를 보며 뛰어가는 직장인들, 버스 정류장에 몰린 사람들 ···
그 속에는 자신만이 서 있습니다. 그저 가만히 말이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해파리는 자신이 뒤집어쓴 사람의 뇌를 들여다보며 지식을 얻으려 했습니다. 뇌를 파고들며 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죠.
또한 자신의 껍데기인 그녀는 어린 나이의 사람이며, 그녀가 고아라는 사실을 알아냈죠. 아, 해파리에게 한글은 조금 어색한가 봐요. 발음을 해보지만 그저 웅얼대고 있기 바쁘네요.
해파리는 그녀에게 자신만의 이름을 짓고, 그녀로 살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부터 해파리이자 그녀의 이름은 류해연(流海沿), '흐르는 바다에 따라간다' 라는 뜻으로 지었다네요.
해연이는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처음 보는 푸른 신호등을 지나, 벽돌로 이루어진 인도를 걸어가고, 빠르게 지나다니는 자동차를 뒤로 한 채로 나아갔습니다.
그러자, 앞에 커다란 공원 하나를 발견하네요.
해연이는 맨발로 푸른 잔디를 밟으며 시간이 흘러가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볼에 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게 무엇인지 몰라 닦아보았습니다. 그저 투명한 물이네요.
해연이는 다시 잔디 위를 밟았습니다. 꽃을 따다 화관도 만들고, 강아지풀로 토끼를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그러다 문득 하늘을 보니, 어느덧 하늘은 벌써 주황색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해연이는 잠잘 곳을 마련하기 위에 해변가로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네, 이 몸을 얻었던 그 해변가로 말이죠.
그곳은 모래가 많았지만, 바람에 날아온 비닐이 모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좋아 보였어요.
비닐을 모래 위에 깔고, 어두운 밤하늘을 보며 해연이는 잠에 드네요.
앞으로 해연이는 얼마나 더 긴 모험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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