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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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8 23:17조회 68댓글 1Ooㄴーろㅏl
해연이는 고아원에 온 이후로 심란해졌습니다.
자신이 껍데기의 기억에서 봤던 기억과 사뭇 달랐기 때문인데요.
하하 호호 함께 놀던 아이들이
사실은 제각각 자기가 할 일만 하는 아이들이고,
밝고 무지개로 채워진 방들이
사실은 낡고 흑색으로 채워진 방들이고.
아, 이젠 뭐가 진짜인지 구별 가지도 않네요.

그녀는 그런 곳에서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저 가만히 아이들의 풍선이 되어 터지는 일만 가득하네요.
더 이상 터지기 싫었던 해연이는 자신이 아닌 다른 아이의 풍선을 터트렸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붉은 피가 바닥에 흐르고, 한 손엔 풍선을 터트렸던 피로 물든 칼이 들려 있네요.
아이들이 경멸하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울음이 섞인 비명 소리는 그녀를 강하게 만들었죠.
그녀는 또 다른 아이의 풍선을 터트립니다. 펑─
그리고 또,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또 다시 터트리고 ···
이젠 다 터져서 바닥과 벽면이 온통 붉게 물들었네요. 끈적하고, 비린내가 진동합니다.

이제 아무도 간섭을 안 하니, 고아원에서 나와야겠어요.
해연이는 이제 앞으로 어디에 정착해 살아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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