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_ 눈 내리는 사진 속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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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30 16:23조회 44댓글 3𝙼𝚎𝚖𝚘𝚛𝚈
겨울은 언제나 조용히 찾아왔다.

차가운 공기가 볼을 스치고, 손끝이 시릴 때쯤이면 우리는 어김없이 교정에 모였다.

학교의 낡은 벽돌길 위로 희미한 햇살이 내려앉고, 흩날리는 눈꽃 사이로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갔다.

"올해도 첫눈은 우리가 먼저 밟았어."

하린이 장갑 낀 손으로 눈을 받아내며 웃었다.
은유는 그 옆에서 입김을 불어넣으며 손을 비볐다.

한울과 수현은 서로의 어깨를 툭툭 치며 장난을 걸었고, 막내 지윤은 헐떡이며 우리를 따라잡았다.

우리는 매년 이맘때,
가장 깨끗한 눈이 쌓인 곳을 찾아 나섰다.

학교에서 가장 조용한 공간, 오래된 벤치가 있는 정원 한쪽.

그곳에는 아직 누구의 발자국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얀 눈 위로 우리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이렇게 찍자. 우리 다 같이."

한울이 카메라를 꺼내자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깨를 맞대고 섰다.

손끝이 시렸지만,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했다.
셔터가 눌리는 순간, 시간도 멈춘 것만 같았다.

그때는 몰랐다.
이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조금씩 다른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쩌면 다들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겨울이 우리가 함께하는 마지막이라는 걸.

이제는 낡은 사진 속에서만 선명한 얼굴들.
눈이 내리면 문득, 그날의 공기가 스친다.

우리가 머물던 자리,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일까?
아니면 우리 없이 조용히 잊혀져 가고 있을까?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이 자꾸만 나를 불러세운다.

하지만 겨울이 오면, 나는 여전히 너희를 기억할 것이다.


❄️ _
You know me like no other
다 표현하지 않아도
See me like no other (mm)
And I think I like your point of view
다시 돌아와도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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