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청춘은 마지막 겨울 Ep.1 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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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4 23:24조회 81댓글 5다정
사라지는 여름은 붙잡아 보려고 손을 뻗어도
식어버린 열기만이 남는다.

다시 돌아 오겠지만 돌아오지 않으니,

백하얀은 나의 여름이었다.

이미 지나간 여름이지만
돌아올 때마다 그리워지는,

하지만 마주볼 수 없는 여름.

그럼에도 우리의 여름을 마주하려면

무려 4년 전으로 돌아가야 했다.


Ep.1 봄 (2)

수영장 물이 식어버린 네 여름


한때 남다른 삶을 바라던 때가 있었다.

나는 유명 아이돌이 받는 사랑, 관심, 시선보다
나의 영웅들이 받는 동경이 절실했다.

지느러미를 단 듯 미끄러지는 다이빙.

가장 밝게 빛나는 물 속의 선율과 춤.

그리고, 투박하게 나아가는 수영.

손 끝에 영웅들의 시간이,
발 끝에 그들의 노력이,
굳건히 걸쳐 있었다.

온전히 물 속에 몸을 담은 순간이 생생하다.

나는 미끄러지지 못했다.
인어가 아니었기에

나는 울리는 선율을 따라가지 못했다.
공주도 아니었기에

하지만 나는 그저 나아갈 수 있었다.

나는, 영웅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허우적 거리며 나아가던 내 옆에
네가 있었다.

영웅은 언제나 화면 속에 있었다.

그 속에서 헤엄치고 뛰어내리며 환호받았다.
어린 나의 손은 영웅에게 닿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네가 나타났다.

눈에 담지도 못할 정도로 빠르게 지나쳤고
지나간 자리에는 하얀 물방울이 터졌다.

네가 나의 영웅이 되었다.

백하얀은, 그랬다.


나는 하루종일 너만 찾아다녔다.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기 어려웠고
나도 영웅이 되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너는 그런 나에게 모진 말을 했다.

- 아, 그만 따라 다니라고 좀

그런 말은 점점 물음표로 바뀌었다.

- 야 넌 지치지도 않냐?

그 아이는 자신이 영웅이 아니라 했다.

무엇이 중요한가,
나아가는 것이 진정 영웅인데.

어느날은 네가 사라지기도 했다.

너는, 창고함 구석에서 울고 있었다.


; 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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