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8 21:41조회 25댓글 0연슬
꽃은 나의 벗이자, 슬픈 사랑이었다.
꿈결 같은 향기에 취해 비틀거리며 벼랑 끝에 다다랐을 때, 눈앞에는 한 송이의 석곡이 놓여 있었다. 그 이름은 추락을 뜻했지만, 존재만으로도 고결함과 어떤 단단함을 품고 있었다.

닿을 수 없는 거리에도 손을 뻗어 허덕였지만,
손끝에 닿은 것은 단 한 방울의 이슬, 그리고 조금 비틀거리며 피어난 잎 하나였다. 그 모습은 어리석어 보였지만, 절박하게 피어난 자태 속에서 어떤 생명력과 결연함이 느껴졌다.

바람이 불자 꽃의 향기가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눈을 감고 향기를 받아들이며, 꽃이 가진 생명과 절박함, 어쩌면 슬픔까지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닿지 않아도, 잡지 못해도,
꽃잎 하나에 담긴 세계는
바람 속으로 스며들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스러지는 것과 남는 것들을 모두 끌어안으며
그 존재 자체로 세상의 한 순간 속에서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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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전부인 그대를 표현한 글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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