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내가 있는 곳으로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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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8 17:03조회 22댓글 0에러
"...엘레제?"

익숙한 인영이 내게 다가왔다.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조심스레 내 뺨을 쓸어내렸다.
인영의 옷이 붉게 물들었다. ..아, 더러워지면 안 되는데.
당장이라도 옷에 묻은 피를 닦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아 그만두었다.

"...있지, 렌. 다음 생이란 게 있다면. ..우리 꼭 만나자."

천천히 눈을 감았다.
다음 생이란 건 없다.
하지만 희망을 걸어보고 싶었다.
따뜻한 손이 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와 함께 처절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똑똑-

"세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목소리?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폈다.
난생처음 보는 방,
기괴할 정도로 하얀 피부,

"일어났구나. 몸은 좀 괜찮니?"

그리고 아레타 백작부인.
종종 티타임을 함께 한지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백작부인이 왜 내 눈앞에 서있는 거지?

"...여기가 어디죠?"

"세라, 아직 잠이 덜 깼니? 아레타 백작성이란다."

세라, 아레타 백작 성. ...
생각났다.
얼마 전, 백작은 후계를 잇기 위해 아이를 입양하였다.
가장 건강하고 밝은 아이를 입양하였으나,
불치병에 걸려버리는 바람에 의미가 없어졌다고 들었다.

...

우당탕-

거울을 확인해 보았다.
거울은 나에게 확답을 들려주었다.
검은 머리와 검붉은 눈.
내가 아레타 백작가의 '세라'가 되었다는 것을.


또 다른 내가 있는 곳으로 . . .
"폐하, 제가 돌아왔어요!"

하얀 머리와 초록빛의 눈을 가진 소녀가 외쳤다.
죽은 엘레제와 같은 외모, 비슷한 키까지.
과연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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