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은 집을 나가고 싶었다. 언제나 집은 무겁고, 숨이 막히는 곳처럼 느껴졌다. 엄마는 항상 큰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고, 아빠는 집에 거의 없었다. 수민은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부모님 사이에서 점점 더 외로워졌다. 아무리 말해도 아무도 그녀의 마음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저 학교에 가고 집에 와서, 반복되는 일상에 갇혀 있었다.
어느 날, 수민은 결심했다. 가출을 하기로. 이대로 계속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떠나면 모든 게 나아질 거라고, 그녀는 그렇게 믿었다.
수민은 밤에 몰래 짐을 싸기 시작했다. 작은 가방에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그녀는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거리가 아무리 낯설어도, 떠나면 나아질 것만 같았다. 부모님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제 나만의 삶을 살 거야,” 그녀는 속으로 다짐했다.
그렇게 수민은 집을 떠났다. 처음에는 설렘이 있었다. 길거리의 공기, 새로운 환경이 마치 기다리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설렘은 점점 사라졌다. 수민은 돈이 부족해졌고, 그녀가 생각한 것처럼 자유롭지도 않았다. 아무리 다니던 길을 따라가도, 그녀는 어디서든 고립감을 느꼈다. 낯선 거리에서, 혼자 있는 밤에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갔다.
길거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그 다음날 수민은 점점 더 지쳐갔다. 배고픔, 추위, 그리고 걱정이 그녀를 삼켰다. 그녀는 원하던 자유를 찾은 것 같았지만, 그 자유 속에서 그녀는 점점 더 외로워졌다. 시간이 지나며 자신이 선택한 길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무너져 내리며 길거리에 앉았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그때서야 떠나기 전에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 그들과의 갈등이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은 늦었다. 수민은 떠나기로 결심한 그날 이후, 그 어떤 길로도 돌아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