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눈을 뜨면 책상 위에 쌓인 과제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반복되는 일들이 그를 짓누르며, ‘언제까지 이럴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점점 더 힘들어졌다.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부담감 속에서, 그는 점점 지쳐갔다. 세상은 너무 빨리 돌아가고, 자신은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가 지나온 길을 떠올려보면, 그 모든 날들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다. 매일 반복되는 그 작은 걸음들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잠시 책상 위에 놓인 과제지를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늘 변하지 않는 풍경이 있었다. 변화는 언제나 느리게 찾아왔지만, 그걸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만이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문득 깨달았다. 모든 게 힘들어도,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걸어간다면,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곳에 닿을 수 있다는 걸. 지금 그 길 위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자신도, 어느새 되돌아보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걸. 그가 그렇게 말없이 일어섰을 때, 그의 눈앞에 펼쳐진 건 그가 놓쳤던 작은 기쁨들이었다. 그동안 너무 빠르게 지나쳐 버렸던 순간들이, 이제는 그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