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자 ꒱*ೃ✧ 🎥 _ 짧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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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2 22:22조회 38댓글 4하루
나는 늘 내 길을 가고 있었다. 그랬는데 어느 날, 민정이라는 친구가 내 곁에 나타났다. 처음엔 그런 민정이 귀엽게 느껴졌다. 나의 말투를 따라 하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내가 가는 카페를 따라 다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이 점점 불편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 민정은 나와 함께 도서관에 갔다. 내가 앉을 자리를 찾자, 민정은 바로 내 옆 자리에 앉았다. 내가 책을 펼치면, 그녀도 바로 내 책을 펼쳤다. 내가 고른 커피를 마시면, 그녀도 나와 같은 커피를 시켰다. 나는 그녀에게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민정, 왜 이렇게 나를 따라 해?" 내가 물었다.

민정은 웃으며 대답했다. "너처럼 되고 싶어서. 너는 너무 멋져. 내가 너처럼 되면 나도 멋질 거 같아서."

그 말이 내겐 놀랍고도 불안하게 들렸다. 왜 나를 따라 하려고 할까? 내 삶을 살아야 하는데, 왜 다른 사람의 삶을 살려는 걸까?

그날 이후, 민정은 더욱 내 삶에 스며들었다. 내가 하는 작은 행동까지 그대로 따라 했다. 내가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민정은 그 자리에 항상 있었고, 내 말을 반복하며 나를 따라 했다. 내가 원하는 길을 가면, 민정은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어느새 나는 민정이 내 삶을 전부 장악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하루는 내가 크게 화를 냈다. "그만 따라 해! 제발, 네 삶을 살아!"

하지만 민정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내 말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날부터 또 다른 날처럼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나는 더 이상 내 길을 갈 수 없었다. 민정은 내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왔고, 나는 점점 내 존재가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어느 날, 나는 민정에게 말했다. "너, 나를 정말 이렇게까지 따라 할 거야?"

민정은 그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만 있으면 돼. 나는 너처럼 살고 싶을 뿐이야."

그때, 나는 깨달았다. 민정은 나를 따라 하면서 점점 나 자신을 잃어버린 거였다. 나는 그녀를 떠나보낼 수 없었다. 내가 떠나면 민정은 또 누구를 따라 하며 살아갈 것인가? 민정이란 존재는 나의 일부분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그 후로도 민정은 나를 따라왔다. 나의 모든 걸 따라 했고, 나는 점점 더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이제 민정은 내 인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녀는 내 그림자가 되어 나를 지배하고, 나는 점점 더 그 그림자 속에 갇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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