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늦은 밤, 준호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몇 달 전, 그는 의사에게 선고를 받았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요."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준호는 죽음을 곧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었다.

그는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피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준호는 자신이 떠날 시간이 다가오면서, 죽음이 그저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것은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세상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고통과 슬픔, 그리고 그리움을 죽음이 다 해결해준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는 이제 죽음이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화로운 곳으로 가는 길임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일 뿐."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이제, 그가 떠날 시간이었다.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는 자신이 떠날 곳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평화가 찾아오는 걸 느꼈다. 죽음이란,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며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순간, 진정한 자유를 찾는 일이었으리라.

그의 마지막 숨결이 가벼운 바람처럼 사라지자, 병실 안은 고요해졌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존재로 이어지는 흐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