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출한 아이 ]💔_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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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3 21:14조회 29댓글 4이례하༊*·˚🪴
시간은 저녁 9시.중학교 일 학년 여자 아이가 혼자 돌아 다니기는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간대였다.재이는 어두컴컴한 골목을 헤메며 이리저리 돌아 다녔다.길은 대충 알았다.재이는 그림을 그리다 잉크가 번진 종이 같았다.새하얗고 선명하던 재이의 모습이 검고 어두운 잉크로 덮였다.그 그림은 분명 손을 잡고 걸어 다니는 재이와 엄마의 모습이였을 것이다.그렇지 않고서야 재이와 엄마가 이렇게 크게 다툴 일은 없었을 것이다.재이는 평생 엄마 옆에서 사과 쿠키나 먹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혹시 버스 정류장 위치 아세요?제가 급해서요.”

재이는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다급하게 물었다.그 사람은 재이의 또래 정도 되어 보였다.그 사람은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희재이..?” 라고 소리내어 말했다.

“저를 어떻게 아세요?아,어..?유선경 언니.”

재이가 마주친 사람은 재이의 단짝 친구인 선하의 언니인 선경이였다.선경이는 ”혹시 갈 데 없으면 우리 집에서 묵고 갈래?가출한 것 같아서 말이야.나도 몇 번 해 봤어.“ 라며 재이를 자기 집으로 데려 갔다.재이와 선경이는 서로 수다를 떨며 집으로 왔다.

”안녕하세요,선하 친구 재이인데요.일이 있어서 며칠 신세 좀 져도 될까요?”

재이는 고개 숙이며 정중하게 물었다.그 집 아주머니는 흔쾌히 허락해 줬다.선하가 물을 마시러 오다가 재이를 보고 반가움에 소리쳤다.

“헐,재이야.우리 집은 웬일로 왔어?”

재이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선하는 안타깝다는 얼굴로 내일 오전에 캠프에 가는데 그 때까지만 있으라고 했다.
선하라면 과학 캠프일 게 뻔했다.별자리,미생물 실험 가리지 않고 그냥 과학이라 하면 다 좋아하는 선하니까 말이다.재이와 선하 그리고 선경 언니는 틱톡도 찍고 과자도 먹고 진실 게임도 하다 새벽에 잠이 들었다.

다음 날이 되고 재이는 아침 일찍 학교로 떠났다.학교에서 아주머니가 싸 주신 수제 샌드위치를 먹고 담요를 두른 채 친구들과 놀기도 했다.오늘 밤은 학교에서 보낼 예정이다.경비원이 그렇게 많지 않은 재이네 학교는 학생들이 자기 딱 좋은 장소였다.책상을 붙여서 침대를 만들고 무릎 담요를 덮고 자면 생각보다 아늑할 거라고 재이는 생각했다.

“다들 조용,잡담은 그만.수업 시작합니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 왔지만 재이와 재이의 친구 서연이는 수업 시간에 쪽지 돌리기를 멈추지 않았다.둘이서만 쿡쿡 웃으며 쪽지를 돌렸다.

‘있잖아,재이 너 가출했다며?선하가 문자로 알려 줬어.무슨 일이야?’

’엄마랑 크게 싸웠어.아무튼 수업 끝나고 분식집 들려서 떡볶이 먹을래?내가 쏜다.‘

재이는 책상 아래로 서연이에게 총 쏘는 시늉을 했다.둘은 결국 쪽지 쓴 게 들통 나서 벌점을 받고 자리를 떨어져 앉았다.둘은 혼나면서도 웃음을 멈출 줄 몰랐다.그냥 쪽지 한 번 돌렸을 뿐인데 너무 즐겁고 재미 있었다.재이는 그 쪽지가 웃게 만드는 마법의 쪽지일 거라고 상상하며 자리에 앉았다.

점심 시간에 재이는 서연이를 만나 부탁을 했다.가출해서 오늘 밤 스터디 카페에서 잘 예정인데 같이 가자고 말이다.하지만 서연이는 저녁 11시에 끝나는 학원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재이는 푹푹 한숨을 쉬며 점심을 먹고 혼자 거리를 떠돌았다.수업이 끝난 시간은 4시 반이였고 재이는 엄마도 없는데 학원을 땡땡이 치고 놀기로 작정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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