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8 08:00•조회 45•댓글 2•1919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엔딩을 알고 있다.
백지의 책. 마지막 페이지에 적혀있는 굵은 글씨가
그 사람의 엔딩이다. 바꿀수도, 미룰수도 없는 운명.
[ @)!$/$(/*^
당신은 길을 걷다 강도를 만난다. 순간적으로 피하려 했지만
강도는 이미 당신의 손에 들린 명품을 바라보고 있었다.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 도망치던 당신은 결국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잠시 후, 당신의 심장을 꽤뚫는 총성이 메아리친다. ]
이것이 예시이다. 실제로 이 아줌마는 그 날 그렇게 죽었으니까.
장례식에서는 그녀를 추모하는 말들 대신
“ 그러게 왜 명품을 들어서.. ”
“ 그런 날엔 연차를 내야.. ”
같은 말들만 오고갔다.
이 책을 활용하는 사람은 다양하다.
일단 그저 수용하고 제 삶을 사는 부류.
별로 재미있지 않다. 엔딩을 알고 있으면서
써먹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두번째론 집착하는 부류가 있다.
절대 그 날에 나오지 않고 절대 그 장소에 가지 않으며
‘ 이럼 살 수 있을 거야 ‘라 믿는 어리석은 놈들.
어쩌피 운명일 뿐이다. 결국 따라오는 것.
세번째론 그냥 책을 열지 않는 부류가 있다.
내가 속한 부류이기도 하다.
어쩌피 안대도 피할 수 없다면 내 마음대로 살다
운명에 따라 죽는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책을 역이용하는 놈들이 있다.
이 중에선 가장 이상하면서 똑똑한 부류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은 책을 보는 순간 인생을.. 그래. 그냥 막 산다.
’ 어쩌피 난 이걸로 안 죽어! ’ ‘ 여기선 안 죽어! ‘ ‘지금 안 죽어! ‘
라며 인생을 막 사는, 아 지금 생각하면 가장 멍청하다고 해야겠다.
나는 책을 열지 않는다. 솔직히 나도 나를 겁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쩌피 결말대로.. 어쩌피 엔딩대로 살텐데.
그것까지 알 수 있다면 그건 너무 지루할 것 같다.
그래, 그냥 변명일 뿐이다. 난 겁쟁이일 뿐이니까.
그래서 난 지금 책을 열려 한다.
이유는, 겁쟁이라 놀림받기 싫어서?
나도 그냥 예정된 엔딩대로 살고 싶어서?
아니. 그냥, 그냥. 궁금할 뿐이다.
엄마도 죽은 지금, 어떻게 해야 죽을 수 있는지.
자, 열어보자.
.
.
.
응
?
[ 2X@%/4/25
당신은 이 책을 덮는 순간 죽는다.
이 책을 열지 않았다면 살았을 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당신은 그걸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은
“ 천천히, 책을, 덮는— ”
손이 갑자기 멈췄다.
이게 뭐지?
“ 책을 덮지 않는다. ”
그래,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다.
내가 말하는 대로..
책이 바뀌고 있다.
“ … 왜? 왜 난 책을 덮지 않았..
죽고 싶었는데, 살고 싶을 이유가 없는데.. ”
아, 그래. 나도 그냥 두려웠구나.
죽기 싫어서. 그래서 책을 덮지 않았다.
나도 결국엔 겁쟁이일 뿐이었다.
아아, 죽기 싫다.
살 사람은 살아야지.
아니야, 내가 살게 했던 이유가 없어졌는데.
살수 없다. 죽어야지.
30분 남짓 지났을 때,
나는 결국 책 위에 문진을 하나 올려두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 내가 책을 열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 ‘
답은 간단했다. 책을 열 때 까진 살았을 테지.
하지만 살았어도 산 게 아니었을 것이다.
언재 죽을지 모르니 긴장감과 두려움 속에서 살았겠지.
그렇게 생각 한 후 나는 천천히 책을 덮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