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씨앗 하나를 품에 묻어 두었다.
언젠가 꽃을 피우면 가장 먼저 너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햇빛이 들면 혹여 타들어 갈까 그늘에 두었고, 비가 내리면 혹여 썩어 버릴까 품에 감쌌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흙이 날아갈까 걱정했고, 아무 일도 없는 날에는 이대로 영영 싹조차 틔우지 못할까 두려웠다.
그렇게 나는 씨앗을 지켰다.
네가 좋아할 만한 꽃이 되기를, 네가 기꺼이 바라봐 줄 만한 색으로 피어나기를, 무엇보다 네 손에 닿아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꽃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씨앗은 좀처럼 자라지 않았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씨앗을 지킨다는 핑계로 단 한 번도 흙에 심지 않았다는 것을.
혹여 피어나지 못할까 두려워 피어날 기회마저 빼앗았다는 것을.
너를 향한 마음도 그랬다.
다가가면 네가 부담스러워할까 두려웠고, 멀어지면 네가 나를 잊을까 두려웠다.
고백하면 지금의 우리마저 잃을 것 같았고, 침묵하면 언젠가 네가 먼저 알아줄 것 같았다.
나는 언제나 가장 안전한 쪽을 택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아무것도 잃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쪽을.
그런데 참 이상하지.
아무것도 잃지 않으려 애썼을 뿐인데 나는 너와 함께할 수 있었던 수많은 날을 잃었고, 건네지 못한 말들을 잃었으며, 마침내는 너에게 다가갈 용기마저 잃었다.
어쩌면 나는 너를 잃은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애초에 가져 본 적 없는 것을 잃었다고 말하며 살아가는 것일지도.
오늘도 나는 흙 속의 씨앗을 꺼내 본다.
여전히 작고, 여전히 고요하고, 여전히 아무런 꽃도 피우지 못한 채다.
이제 와 다시 심어 본들 너에게 보여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계절은 이미 몇 번이나 바뀌었고, 너는 내가 어떤 꽃을 품고 있었는지조차 모를 테니.
그래서 오늘은 씨앗을 내려놓으려 한다.
싹이 트지 못한 것을 탓하지도, 꽃이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도 않으려 한다.
다만 한때는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마음이 내 안에도 있었다는 것.
그 마음을 지키려다 끝내 세상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는 것.
그 두 가지만은 오래도록 기억하려 한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왜 그토록 오랫동안 꽃을 피우지 않았느냐고.
나는 그제야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기를.
꽃이 시드는 것이 두려웠다고. 누군가 꺾어 갈까 두려웠다고.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너에게 닿을까 두려웠다고.
사실은 그 모든 두려움보다 너에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까 봐 가장 두려웠다고.
그러나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꽃은 꺾일 수도 있고, 시들 수도 있고,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못한 채 질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피어나는 것이 꽃이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을.
나는 너를 너무 소중히 여긴 나머지 내 마음이 살아갈 기회마저 주지 못했다.
그러니 이것은 너를 향한 원망도, 나 자신을 향한 변명도 아니다.
그저 한 사람을 너무 아꼈던 나의 조금 늦은 고백이다.
너에게 닿지 못했다고 해서 내 마음까지 거짓이었던 것은 아니니까.
~
오노추/ 아이유(IU)- Love wins all
너무 오랜만에 글을 올려보내요 :)
저는 아주 오래걸릴것 같은 개인사정을 품고 이만 접도록 하겠습니다.
모든걸 다 접었어요 옾쳇도, 큘도(개인큘) 모든걸 다 접어버릴만큼 오래걸리는, 조금은 심각한 개인사정이랍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정말 죄송하고 정말 감사드려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작가큘
https://curious.quizby.me/Nu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