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윤슬은 등굣길을 걷고 있었다.
저승과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평소처럼 노래를 들으며 지름길보다 산책길로 걸었고,
바다 위 긴 다리에 올랐다.
한걸음, 두걸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다리의 중간쯤에 왔을 때 갑자기. 발 아래에서
쩌저적-
마치 무언가 갈라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채기도 전에, 윤슬의 몸이 아래로 휙 떨어졌다.
아까까지 시원하게만 느껴졌던 바람이 차갑게 그녀를 바다로, 아래로 밀어냈다.
풍덩-
바닷속에 빠진 순간, 수많은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나 이제 죽는구나‘ 였다.
가을인데도 차디찬 물이 몸을 적시며 그녀의 숨을 턱턱 막는 듯한 느낌이었다.
눈 앞이 흐려지고 정신이 헤이헤질 때, 아무것도 없던 물 속에서
갑자기 검은 틈이 열리더니 한 사람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검은 옷, 검은 갓, 검은 머리. 마치 소설 속 ’저승사자’를 떠올리게 하는 남자였다.
그 남자가 윤슬의 앞에서 어떤 책을 펼치며 중얼거렸다.
“… 윤슬..”
윤슬은 자신의 이름이 들려오자 멈칫 하며 말을 하려고 했다.
‘누구세요? 누구신데 제 이름을 알..‘
‘아. 말이 안나와.’
윤슬의 말이 들릴리 없는 남자가 익숙하다는 듯, 주저없이
윤슬의 몸을 감쌌다.
“윤슬… 넌 아직이야.”
그는 알수 없는 말을 하며 윤슬의 몸을 위로 끌어올렸다.
수면 위로 머리가 내밀어지자 윤슬의 입에서 기침과 함께 물이 뿜어져 나왔다.
”컥- 콜록..콜록“
기침하는 윤슬을 해변으로 끌어다 놓은 뒤.
다시 검은 틈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려는 남자의 팔을 윤슬이 붙들었다.
“저…기.. ”
그가 비틀거리며 자신을 붙잡는 윤슬의 팔을 떼어내며 한숨을 쉰다.
“… 뭐냐.”
“그…저승사자..맞죠.”
윤슬의 말에 남자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진다.
“알 필요 없다.”
차갑기만 한 목소리로 대꾸한 남자는 검은 틈으로 들어가려다 멈칫 하며
뒤돌아본 채로 작게 말한다.
“… 앞으론. 조심해라”
그 말을 끝으로 남자의 모습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혼자 멍하게 남겨진 윤슬은 그 남자. 아니 저승사자가 잡았던
팔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 진짜.. 저승사자일까?”
윤슬은 뭔가에 홀렸던 듯 학교에 가는것도 잊은 채 해변에 드러누워 하늘만 바라본다.
“..다시 만나게 될까..”
[2화에서 계속]
작성자 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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