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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망했다고 생각했다.
아니, 정확히는 세상을 더 살아갈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균열은 아마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뉴스에 한 미지의 존재로 인해 떠들썩하던 때. 나는 뉴스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소파에 앉아 뉴스를 보던 엄마를 지나쳐 현관문을 열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해서도 그 존재에 대해서 떠들썩했다. 나만 빼고 다 아는 이야기인 것 같아 아침에 잠깐이라도 볼 걸, 하고 후회하며 핸드폰을 켰다.
오늘 아침 뉴스 방송을 찾아서 한참을 검색했다. 이리도 떠들썩한데 왜 바로바로 나오지도 않는건지. 그 때 내 뒤 쪽에서 간간이 인사만 나누던 애가 말을 걸어왔다. 나랑 친하지도 않은데 웬일이지 싶었지만 대답은 해주려고 뒤를 돌았다.
- 너 그거 들었어? 그 막 뉴스에 나오던 거.
= 아직. 근데 그게 뭔데 이렇게 시끄러운거야.
- 사람이 아닌 존재니까 시끄럽겠지. 그거 어제 나온건데 아직도 못 들었어?
= 이제 보려고 했어.
- 아 어, 알았어.
대충 대화가 마무리된 후 아까 찾아둔 뉴스 기사를 클릭했다. 이 일과 관련된 기사들은 다 1일 이내에 게시되었다. 그럼 어제나 오늘 생긴 일이라는건데.
[ 미지의 존재 발견,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다. 사람이 아닌 미지의 존재라면서 뭔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으면 뭐 어쩌자는 건가. 만약 저 존재가 해를 끼칠 수 있다면 그 존재가 뭔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으니 그냥 다 죽는건가. 나라는 뭐하고 있는거지, 싶은 생각으로 스크롤을 내렸다.
스크롤을 계속 내렸는데 아무리 봐도 너무 길어서 그냥 대충 읽었다. 가뜩이나 일교시가 국어인데 수업 시작 전부터 긴 글을 읽고 싶진 않았다.
대충 보니 사람처럼 보이진 않지만 움직이고, 팔과 다리, 머리가 달려있는 괴생명체 같다는 내용이었다. 상상만 해도 소름끼치는 모습이 그려졌지만 그 존재의 사진이 뜰 때까지는 그냥 잘못된 허위 사실일 수도 있으니 지켜보기로 하고 교과서를 꺼냈다.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잔 탓인지 자꾸만 눈커풀이 감겨 일교시만 자고 일어나자고 다짐하곤 책상에 엎드렸다.
...대수롭게 넘긴 게 잘못되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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