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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14:08조회 63댓글 4온온다
스르륵.
교실 문이 시끄러운 교실 속에 열렸다.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모르는 여자애’ 쪽으로 향했다. 아마도, 전학생일 것 같았다. 그녀는 당황한 듯 멋쩍게 웃었다. 나는 무심코, ‘저 아이는 시끄러운 이미지도, 조용한 이미지도 잘 어울리는 얼굴이네’하고 생각했다. 보기 좋게 고운 얼굴이었다.
“아이고, 미안하다, 얘들아.”
전학생이 온 오늘마저 조회에 늦은 담임이 종종걸음으로 칠판 앞에 섰다.
“…”
그녀는 입을 꾹 다문 채였다. 또 무심코, ‘목소리가 궁금하다’하고 생각했다.
“자아….”
담임이 출석부를 휙휙 넘겨보았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얘, 전학생. 이름이 뭐니?”
전학생의 눈이 동그래졌다. 담임이 전학생 이름도 까먹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사이카와, 미하나인데요.”
반 아이들의 귀가 쫑긋했다. 그중엔 나도 있었고, 평소 학교 돌아가는 일에는 일절 관심 없던 김아연마저 고개를 돌린 채였다.
“뭐, 사이와 뭐?"
담임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역시는 역시나. 일본인인 줄 몰랐던 것이다. 또 바보처럼 ‘전학생이에요, 받으실 거예요?’ ‘아, 저희 반에 학생 많지 않으니까 받겠습니다’하고 받았겠지. 어떻게 교사가 됐는지 궁금한 사람이다.
그나저나, 전학생…, 아니 사이카와의 반응이 궁금했다.
…몇 초간의 정적. 그녀의 답은 곧바로 돌아오지 않았다. 꽤 의외였다. 말 많은 천진난만한 콘셉트인 줄 알았더니만.
“사이카와 미하나요. 지예인이라고 불러주세요.”
“아, 지예인? 에이 씨, 누군가 했잖아.”
담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출석부 맨 밑에 있는 ‘지예인’에 동그라미를 쳤다. 그리곤, 반을 한 번 훑었다. 멍청하긴 해도, 사람 얼굴은 제법 기억하는 그가 출석을 체크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뭐, 어디 앉을래, 전학생?”
“…제 이름은 전학생이 아니라 지예인인데요.”
당돌했다.
담임이 한 방 먹었다.
아이들이 한꺼번에 웃음을 와하하, 하고 터뜨렸다. 반 분위기는 ‘역시, 샘은 멍청해’하며 담임을 비웃는 분위기였다. 담임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래, 지예인!”
목소리에 힘이 들었다.
“네.”
차분하고 가라앉아 있는 목소리. 아무리 들어도, 흥분한 게 교사이며 차분한 게 학생이라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
“어디 앉을래.”
물음이 아니었다. 그저, 확인차 묻는 것 같았다.
“…”
그녀의 대답은, 여전히 없었다. 담임은 상관없다는 뜻으로 받아드렸는지 비어있는 내 옆자리를 가리켰다. 몇 주 전, 어떤 여자애가 전학 가서 빈 자리였다.
사이카와는 말도 없이 내 옆자리로 와 가방을 걸었다. 거참, 앉았으면 인사라도 주지. 어딘가 서운했지만, 티는 절대로 내지 않았다. 한이준 자체가 그런 사람이 아닌걸.
“안녕.”
어딘가 어눌한 인사가 날아왔다. 내 움직임이 0.5초 정도 멈췄다. 뜻밖의 인사였다.
“…그래.”
일본인인지라 발음이 완전히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안 좋거나 나쁜 건 아니었다. 아무래도 국적이 두 개인 모양이었다. 일본, 한국. 아닌 이상 이렇게 발음이 좋을리 없었다.
“이름이 뭐야?”
내 움직임이 또다시 멈췄다. 답할 수 없어서가 아니었다. 벙찐 채로 몇 초를 보내버리자, 사이카와는 내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애초에 대답은 필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한이준이야.”
나름의 용기였다. 아니, 한이준이 학교에서 한 마디 이상 내뱉은 게 신기한 것이었다. 평소에도 말이 없기에.
“한이준? 이름 예쁘네.”
“…너는 지예인이라고?”
내가 물은 것에 대한 대답은, 끄덕임일 줄 알았다.
“솔직히 사이카와 미하나가 더 좋아.”
“그럼 사이카와라고 부를게.”
어차피 나는 상관없었다. 그녀가 사이카와 미하나이든, 지예인이든, 혹 이름이 개똥이이든. 부를 수 있는 명칭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다.
그렇게, 하루가 무사히 지나갔다. 주위에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 말고는 특별할 게 없었다.
그날 저녁, 일기장에 끄적였다.
‘사이카와 미하나. 지예인. 일본어 이름으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한다.’

(남주시점이구요 여주는 일본인인 그런... 청춘... 학원물.. 로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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