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들은 왜 아름다울까

2026-11-04 13:12•조회 20•댓글 0•담월
지나간 것들은 왜 그토록 아름다울까.

분명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이 울었고, 더 자주 흔들렸으며, 사소한 일에도 마음을 다쳤다. 하루가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날이면 어서 내일이 오기를 바랐고, 견디기 어려운 순간에는 시간이 조금만 더 빨리 흘러가기를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날들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 시절의 따뜻한 장면들이다.

함께 웃었던 사람들의 얼굴, 별것 아닌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던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불어오던 바람. 그때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이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풍경이 되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어쩌면 추억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안에 더 이상 아픔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지나온 시간은 다시 겪을 수 없기에 그때의 서툼도, 미련도, 작은 실수마저도 하나의 이야기로 남는다. 이미 끝나 버린 장면에는 더 이상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는 조급함도,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그저 그곳에 존재했던 나와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가끔은 과거의 어느 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아무렇지 않게 곁에 있던 사람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싶고, 다시는 오지 않을 줄 몰랐던 평범한 하루를 조금 더 오래 붙잡고 싶을 뿐이다. 그때는 몰랐다. 우리가 나누었던 평범한 대화가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함께 걷던 길이 언젠가 그리움이 될 것인지.

하지만 이제는 안다. 모든 순간은 지나가기에 소중하고, 모든 만남은 언젠가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러니 지금 내 곁에 있는 것들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싶다.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에도 눈길을 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아끼지 않고 표현하며, 별일 없는 오늘을 충분히 사랑하고 싶다.

언젠가 오늘도 지나간 날이 되어 그리워질 테니까.

어쩌면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지나간 시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웃고 울며 살아갔던 또 다른 모습의 우리인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야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깨닫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나간 날들을 너무 오래 붙잡고 슬퍼하지는 말자. 그 시간들이 내게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수 있도록.

지나간 계절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 계절이 남긴 향기는 오래도록 마음에 머문다. 그리고 우리는 그 향기를 따라 또다시 새로운 계절을 살아간다.

지나간 것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안에 남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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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추🎧/ 볼빨간 사춘기-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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